2019.10.10 업데이트

기저귀발진의 발생 원인(Etiology)

기저귀발진(diaper dermatitis)은 대소변과 기저귀부위 피부의 지속적인 접촉에 의해서 발생하는 자극성접촉피부염(irritant contact dermatitis)입니다. 그렇다면 대변과 소변이 피부에 어떠한 영향을 주어서 기저귀발진으로까지 진행이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대변과 소변(feces and urine)

기저귀 부위의 피부가 소변과 대변에 지속적으로 접촉되는 것은 기저귀발진 발생의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소변은 피부를 과도하게 젖게(overly hydrated) 만듭니다. 피부가 젖게 되면 (자극물질의) 피부투과, 마찰손상, 미생물 증식이 모두 증가하게 됩니다. 특히 동일한 양의 소변을 보았을 때에는 천기저귀가 일회용기저귀에 비해서 피부를 더 많이 젖게 하므로 기저귀발진 예방을 위해서는 일회용기저귀를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보통의 경우 아기가 대변을 볼 때에 소변을 같이 보게 되겠지요. 그러면 대변과 소변이 섞이게 될 것입니다. 아기의 소변에 포함된 요소(urea)는 알칼리성이 아니지만 아기의 대변에 포함된 세균의 요소분해효소(bacterial urease)에 의해 알칼리성인 암모니아(ammonia)로 분해됩니다.

암모니아는 기저귀 내부 환경의 pH(산성도)를 (정상 피부의 산성에서) 알칼리성으로 상승시킵니다.9 이러한 pH의 상승은 대변의 소화효소인 단백분해효소(fecal protease) 와 지방분해효소(fecal lipase)의 활성을 증가시킵니다.9  (참고로 대변에 포함된 단백분해효소나 지방분해효소는 원래는 우리 몸의 소화기관이 음식물을 분해하기 위해서 장내로 분비한 것 들입니다.) 활성화된 소화효소는 이번에는 음식물이 아니라 피부를 손상(소화)시키게 됩니다. 대변의 소화효소(단백분해효소와 지방분해효소)는 피부에 중요한 자극물질입니다. 이러한 대변의 소화효소가 일정 시간 이상 (기저귀와 같은) 밀폐 환경에서 피부에 노출되는 경우 중증의 피부발적(skin erythema)이 발생하며 피부장벽 (epidermal barrier) 기능이 약해집니다.10

소변 뿐 아니라 대변에 포함되어 있는 알칼리성인 담즙(Bile salts)도 기저귀 내부의 pH를 상승시킴으로써 대변에 포함된 소화효소(fecal enzyme)에 의한 피부 손상을 더 증가시켜서 기저귀 내의 다른 자극물질에 대해 피부가 더 쉽게 손상을 받게 합니다.11

또한 피부의 pH가 상승하면 (피부장벽의 중요한 구성요소인) 각질지방의 생성이 억제되어서 피부장벽이 약해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자극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피부의 pH가 상승하면 미생물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게 되는데 이것도 또한 기저귀발진 발생의 위험도를 높이게 됩니다.

마찰과 수분(friction and wetness)

마찰에 의한 손상은 기저귀발진이 발생되게 하는 주요한 요인입니다. 기저귀발진은 피부와 기저귀의 접촉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에서 발생합니다.12 피부와 기저귀 사이의 마찰은 각질층에 물리적인 손상을 줍니다. 특히 각질층이 젖었을 때에는 마찰에 의한 손상이 커집니다.13

기저귀 내부의 축축하고 습기가 많은 환경은 종종 열대지방의 환경에 비유됩니다. 1,601명의 영아에 대한 4개의 임상시험에서 기저귀발진은 젖은 피부에서 더 쉽게 발생한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14 피부가 젖게 되면 마찰손상이 쉽게 발생하며, 피부장벽 기능이 약해지고, 자극물질과 미생물의 피부 투과가 증가되며, 그것에 대한 (염증)반응도 커지게 됩니다.15,16

미생물(세균과 칸디다균)

미생물은 기저귀발진 발생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피부에는 항상 미생물이 존재하지만 피부장벽이 존재하므로 피부 내부로 침투할 수 없으므로 피부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미생물의 개체수 자체가 기저귀발진의 발생과 관련이 없다는 사실은 연구를 통해서 밝혀졌습니다. 기저귀발진이 있는 영아 피부의 세균의 수는 기저귀발진이 없는 영아 피부의 세균의 수보다 많지 않습니다.,17,18,19 또한 기저귀발진 여부와 상관 없이 영아의 피부와 대변에는 모두 칸디다균(Candida albicans)이 존재합니다.20 그러나 각질층에 손상이 있을 때에 병원성 미생물은 표피로 침투할 수 있게 되며 진균이나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깁니다.

칸디다균 감염증은 기저귀발진의 가장 흔한 합병증입니다. 기저귀발진이 3일 이상 지속될 경우에 칸디다균이 흔히 검출됩니다.18  일반적인 자극성 기저귀발진이 심한 정도와 대변 내의 칸디다균(C.albicans)의 양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21

모유 수유(breast feeding)

모유 수유(breast feeding)를 하는 영아는 분유 수유를 하는 영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등도에서 중증의 기저귀발진이 발생할 확률이 줄어드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1,22 모유 수유만 하는 113명의 영아 중에서 18.5% 가 중등도에서 중증의 기저귀발진이 발생하였는데 반해 모유 수유를 한 번도 하지 않은 316명의 영아 중에서는 29.1%가 중등도에서 중증의 기저귀발진이 발생하였습니다.8 모유 수유를 하는 영아가 분유 수유를 하는 유아보다 대변내의 요소 분해효소(urease) 생성 미생물의 개체 수가 적었습니다. 모유수유를 하는 영아는 대변 내에 압도적으로 G(+) 세균을 가지는 데에 반해 분유 수유를 하는 영아의 대변은 G(+) 세균과 G(-) 세균이 섞여 있었습니다.23 모유 수유를 하는 영아의 대변은 pH가 낮고, 대변내 소화효소(fecal enzyme) 의 양도 적어서 회음부 피부에 자극을 적게 주는 것 같았습니다.9

따라서 될 수 있으면 모유수유를 하는 편이 기저귀발진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